스리랑카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인구 약 76만명의 히말라야 소국 부탄 왕국이 외화를 아끼기 위해 비필수 자동차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현지 언론 꾼셀, 외신 로이터 등에 따르면 18일 부탄 재무부는 2만 달러(약 2,670만원) 미만의 다용도 차량, 중장비, 농기계, 관광 관련 차량, 교체 예정인 택시 등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부탄 왕국 재무부는 "추가 고지가 있을 때까지 이번 조치는 계속된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충분한 외환을 보유하는 게 조치의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부탄 언론 꾼셀은 외환보유고 상태에 따라 6개월 후 수입 금지를 계속할지 검토한다는 정부 발표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부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9억 7,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로 지난해 4월 14억6,000만 달러(약 1조9,500억 원)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부탄 왕국은 헌법에 최소 12개월치 필수품 수입 대금을 외화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재 외화 보유액은 9개월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동차 수입 금지 조치로 현지 딜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10월에서 11월 사이 약 300대의 차량 수입을 준비하고 있던 부탄 현대 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수입 중단이 계속된다면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일부 직원을 해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부탄 현대자동차는 4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매달 약 60대의 차량을 판매합니다.
부탄은 지난해 8,6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입했고 그리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륜차와 중장비를 포함해 3,700대 이상의 차량을 들여 왔습니다. 정부는 차 량 수입 대금이 부탄의 외환보유고 고갈의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수력 발전을 이용해 생산한 전기의 인도수출과 더불어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인 관광 산업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올해 6월 20일 관광세를 1일 65달러서 200달러로 크게 올린 부탄 정부는 9월 23일 부터 인도와 접한 국경을 열고 본격적으로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