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로 부탄 여행을 생각하고 있지만 하루 200달러라는 고액의 관광세가 부담스러워 망설이는 분들에게 희소식이 될 수 있겠는데요. 최근 부탄 왕국이 관광세인 지속 가능한 개발비(SDF)를 4년간 50%로 인하키로 결정했습니다.
부탄 언론 BBS 및 네팔 히말라얀 타임즈 26일 보도 내용을 종합해보면, 부탄 정부가 외국인에게 부과하는 관광세를 기존 1일 200달러에서 100달러로 4년간 50% 할인하는 조치를 25일 발표했습니다. 시행은 다음 달 1일 입국자부터 적용되며 2027년 8월 31일까지 유효합니다.
6~12세 외국인 어린이에게도 50% 할인이 적용됩니다. 관광객으로 방문하는 이 연령대의 어린이는 이제 하루 50달러를 부담하면 됩니다.
부탄 정부는 인하 배경을 놓고 "고용 창출, 외화 수입, 전반적인 경제 성장 촉진에 있어 관광 부문의 중요한 역할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광세 65달러->200달러->100달러
부탄 정부는 지난 해 6월 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기존 1일 65달러에서 200달러로 관광세를 대폭 인상해 코로나 이후 여행 재개를 기다리던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고 시장 반응도 정부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수력 발전으로 인한 전기 수출과 더불어 외화 수입의 한 축을 이루던 관광 산업은 외국인 여행자 급감으로 맥을 추지 못했습니다.
관광세를 크게 올린 후 정부의 주머니는 두둑해졌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 여행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여행사, 호텔, 가이드, 차량 기사, 기념품점, 식당 등을 중심으로 민간 경제 부문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부탄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올 6월 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중장기 여행자에 대한 관광세 우대 정책인 기본 여행 일수(1일 200달러씩)에 추가되는 경우 나머지 일수에 대한 관광세를 면제(①4일+4일, ②7일+7일, ③12일+18일)해주는 방식의 인센티브를 내놓았으나 여행 최대 성수기인 가을이 다가오지만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정부는 고심끝에 4년간 50% 인하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세 인하로 숨통이 트일까
부탄은 1974년 외국인 관광객에게 문을 열었습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는 그 수가 31만56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습니다.
그러나 올 1월 이후 56,000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부탄을 방문하는데 그쳤고 이중 하루 1,200인도 루피(1만 9천원)의 관광세만 지불하면 되는 인도 국민이 42,000명으로 주를 이뤘습니다. 인도인은 지역 관광객으로 분류해 다른 국가 국민에게 부과되는 관광세를 다르게 적용합니다.
약 50,000명의 부탄인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코로나 대유행 이전 3년 동안 외환 부문에서 연간 약 8,400만 달러를 벌었다고 히말라얀 타임즈는 덧붙혔습니다.
관광세를 200달러로 인상했을 때 참 걱정스러웠습니다. 관광세를 크게 인상할 만큼 자신의 나라에 대한 가치와 자긍심을 갖는 것은 탓을 할 수 없겠으나 부탄 정부가 관광 시장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제라도 한시적이지만 관광세를 인하한다니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단시간에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기는 어렵겠지만 천천히 회복되면서 다시 숨통이 트여 경제가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