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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티베트인 인기 가수, 포탈라궁 앞에서 분신 사망...2년 3개월만에 분신 발생

룽타 2022. 3. 5. 16:56

인기 가수로 활동하던 20대 티베트인 남성이 지난 달 라싸의 포탈라궁 앞에서 분신 후 숨졌습니다. 2009년 처음 분신이 발생한 이후 156명의 티베트인들이 중국 강압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했습니다.

티베트 새해 3월 3일, 중국 공산당에 맞선 민중 봉기 3월 10일을 앞두고 포탈라궁 앞에서 분신한 체왕 노르부(사진/RFA)

지난 달 25일 티베트 라싸에 위치한 달라이 라마의 궁전 포탈라궁 앞에서 인기 가수로 사랑을 받던 체왕 노르부(남ㆍ25)가 분신 시도후 숨졌다고 4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티베트인은 RFA에 "체왕 노르부가 중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했으며 티베트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그가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RFA는 그의 사망 날짜와 장소는 확인하기 위해 라싸에 있는 그의 가족과 친척들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망명 소식통은 노르부의 어머니인 소남 왕모도 중국에서 유명한 예술가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소식통은 "노르부의 소셜미디어에 조문이 이어졌으나 이후 댓글창은 비활성화됐고, 현재 많은 중국 음악 앱에서 그의 노래가 삭제됐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적, 민족적, 대중적, 전통적 노래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체왕 노르부는 국내외 티베트 커뮤니티에서 많은 인기를 받아 왔습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20대 청년 체왕 노르부가 스스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사진/RFA)

RFA는 체왕 노르부의 분신 사건을 2월 26일 처음 보도했는데요. 당시에는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달 26일자 기사에서는, 티베트인이 구호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했지만 중국 경찰에 의해 저지당한 후 끌려갔다며 “사건 직후 중국 경찰이 포탈라궁 앞과 주변의 모든 거리를 봉쇄했다. 포탈라궁 앞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중국군이 배치되어 있다."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체왕 노르부 분신 이전 마지막으로 분신이 발생한 시기는 2019년 11월 26일인데요. 24세의 '욘땐'으로 알려진 남성이 티베트 암도 응아바(중국 쓰촨성 아바티베트족창족자치주)에서 분신해 숨진 이후 2년 3개월만에 다시 발생했고 티베트의 중심 라싸에선 2012년 5월 27일 19세, 25세 티베트인 남성 2명이 함께 분신했고 한 명이 사망했습니다.

2009년 2월 27일 중국 강압 통치에 맞서 20대 스님이 처음 분신한 이후 승려, 주부, 학생, 목동 등 156명(티베트 망명 정부 집계 기준, 남성 130명, 여성 26명)이 분신해 이중 13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연도별 분신 현황-2009년:1명, 2011년:12명, 2012년:85명, 2013년:26명, 2014년:11명, 2015년:8명, 2016년:3명, 2017년:6명, 2018년:2명, 2019년:1명]

1950년 중국 공산당은 월등한 군사력을 앞세워 티베트를 침공했으며 자치를 보장해 줄 것 처럼 기만하고 탄압을 계속하다 1959년 3월 10일 티베트 왕인 14대 달라이 라마 납치 음모를 꾸미자 티베트인들은 중국 공산당에 맞서 봉기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고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했습니다. 이후 약 8만명의 티베트인들이 조국을 떠났습니다. 민중 봉기가 일어난 3월이 되면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이 시위를 할까봐 매년 외국인 여행을 금지하고 내부 단속에 열을 올려 왔습니다.

티베트 자치구 당국은 체왕 노르부의 분신이 있은 후 같은 달 27일, 3월 3일부터 시작될 티베트 새해 연휴 동안 라싸에서 종교 집회 활동을 금지했다는 RFA 보도가 있었습니다.

티베트 자치구 당국이 내세운 명분은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은 2020년 1월 여행 온 중국인 1명 뿐이었고 이후 2년이 넘도록 자치구내 확진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굳이 티베트 민족 최대 명절인 새해 연휴 동안 종교 집회 금지를 했는지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겠습니다.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분신이란 최후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티베트인들의 세상을 향한 피끓는 외침은 무엇을 위한 것 일까요? 더 늦기전에 그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