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5일 공휴일인 토요일 오전 11시 56분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네팔에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던 상황속에서 5개월된 아기가 극적으로 구조돼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네팔 지진으로 무너진 박타푸르의 4층짜리 건물 아래 매몰된 기적의 아기 소니쉬 아왈은 당시 생후 5개월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라쉬밀라는 누나 소니아에게 아기를 맡기고 장보러 외출했고 지진이 나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순식간에 무너진 집에서 딸 소니아는 구조되어 병원으로 옮겼지만 소니쉬는 찾을 수 없었고 네팔 육군 구조 대원들은 수색을 포기했습니다.
아버지 샤이암은 "구조 작업을 위해 모든 이웃들이 모였지만 그때마다 우리가 찾은 것은 다른 시신이었다"며 "지진 발생 후 시간이 흘러 소니쉬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렸다"고 회상했습니다. 모든 희망은 여기서 끝난 듯 했습니다.
지진 발생 다음 날 아침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박타푸르의 무너져 내린 4층짜리 집 잔해더미에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은 부모는 처음엔 개가 내는 소리인 줄 알았습니다.
마침내 육군 구조대가 아기를 구했을 때 먼지로 뒤덮혀 있었습니다. 아기는 왼쪽 허벅지에 상처를 입었지만 건강상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네팔 구조대가 아기를 찾은 소식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었고 약 9천명 가까운 사망자와 약 2만 2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네팔 지진으로 충격과 슬픔, 혼돈속에서 아기 구조 소식은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습니다.
네팔 지진 6년 후 기적의 아기 소니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네팔 현지 뉴스 매체 네팔리 타임즈가 14일 소니쉬와 가족들의 근황을 전했는데요.
소니쉬는 네팔 지진이 발생한 후 22시간만에 구조되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가족들은 6년이 지난 뒤에도 어려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박타푸르에 있는 임대한 단칸방서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소니쉬. 어머니는 소니쉬가 "장난스럽고 호기심이 많다. 언제 우리 집을 다시 짓는지 계속 물어본다."며 아들이 다른 이웃 아이들과 놀고 TV보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아이라고 말합니다.
단칸방에는 어머니가 부업을 위해 옷을 수선하는 재봉틀이 놓여 있습니다. 그녀는 집을 언제 짓는지에 대한 아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쉽게 답을 하지 못합니다. 남편 샴은 트럭 운전사이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봉쇄로 수입이 줄었습니다.
네팔 지진 재난 속에서 구조된 후 희망의 상징으로 큰 관심을 받고 총리까지 찾아왔지만 정부로 부터 이렇다 할 지원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소니쉬를 구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네팔 육군측에서 5년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아이들의 학비를 지원해주기로해 한시름 놓았을 뿐 입니다.
선대에서 부터 살아온 무너진 4층 건물은 형제들과 지분을 나누었고 그의 재산의 일부는 시에서 도로 확장 사업을 위해 수용될 가능성이 있어 일단 임대료 지출을 아끼기 위해 1층짜리 집을 지을 계획입니다.
다가오는 10월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소니쉬는 자신이 구조된 운명의 날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6년 전 신문에 실린 자신의 사진 일부를 가리키며 자라서 군인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구조 현장에서 어머니는 아들에게 무너져 갇힌 곳이 어딘지 묻습니다. 자주 들은 질문이기에 소니쉬는 반쯤 묻힌 문 위를 가리키며 "바로 여기, 나는 여기 밑에 있었어요"라며 유쾌하게 대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