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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망명 정부의 한 해 예산은 얼마일까

룽타 2021. 3. 19. 15:58

1959년 3월 10일 중국 탄압에 맞서 민중 봉기가 일어난 후 인도로 망명한 14대 달라이 라마의 뒤를 이어 약 8만명의 티베트인들이 탈출해 이듬해 인도에 망명 정부를 세웠습니다. 

다람살라에 위치한 티베트 망명 정부의 공식 명칭은 '중앙 티베트 행정부'로 보건, 내무, 재무, 교육, 종교 문화, 보안, 정보 및 국제관계 등 7개 부처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 일본, 대만, 스위스, 네팔, 벨기에, 러시아,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12개 지역에 대표부를 두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15일.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 망명 의회 의사당에서 개최된 제16대 망명 의회(사진/티베트 망명 정부)

 

입법부인 티베트 망명 의회가 망명 정부의 한 해 예산안 심의를 위해 지난 15일 부터 다람살라에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주민 직접 투표로 선출된 5년 임기의 45명 의원들은 각 지역과 불교 및 뵌교 등을 대표합니다.



티베트 망명 정부 수입과 지출

2021/2022(매년 4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회계 연도 기간 중 총 지출 예산안은 26억 9천 9백만 루피 (약 418억 8천 8백만원)입니다.

재무 장관이 의회에서 설명한 부문별 예산안을 보면, 입법부 관련 비용 6,221만 루피 (약 9억 6,487만원), 티베트인 지지 단체 회의 및 티베트인 특별 회의 조직, 티베트 문제 관심 제고 등을 위한 정치 활동 분야 6억 3,778만 루피(약 98억 9,196만원), 행정 분야 5억 9,102만 루피(약 91억 6,672만원), 장학금 및 교육 질 향상, 학교 인프라 개선 등 교육 분야 6억 233만 루피(약 93억 4,213만원), 환자 치료 및 지역 사회 의료 센터 지원 등 보건 분야에 2억 3,541만 루피(약 36억 5,120만원), 종교 문화 분야 6,057만 루피(약 9억 3,883만원), 노인과 빈곤층 지원 및 청년 실업 해결, 티베트에서 새로 도착한 사람들을 위한 도움 제공 등 사회 분야 5억 6,999만 루피(약 78억 5,834만원) 등 입니다.

예산은 주로 인도, 네팔 및 부탄에 거주하는 티베트인을 위해 쓰입니다.

정부 수입은 망명 티베트인들이 내는 자발적 기부금과 인도 정부 및 기타 정부, 단체, 개인들의 도움이 주를 이룹니다.

1972년 7월 티베트인들이 중심이 된 모임 총회에서 6세 이상의 망명 티베트인들은 지역, 연령, 소득 등의 기준에 따라 자발적 기부금을 내는 '그린북'(Green Book)제도 시행을 결정했습니다.

 

 

2021년 1월 3일. 차기 행정부 수반과 의회 의원 투표에 참가하는 망명 정부 수반(가운데)과 내각 각료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그린북'(차텔, Chatreal)으로 망명 티베트인임을 증명하는 자체 발행 신분증명서로 투표 참가시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망명 정부의 채용, 장학금 등 지원시 연간 자발적 기부금을 납부한 그린북 소지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사진/티베트 망명 정부)

 

자발적 기부금의 연간 납부 기준 금액을 보면 인도, 네팔, 부탄 거주자 중 6세-14세까지 12루피(약 186원), 15-17세는 48루피(약 746원), 18세-84세까지는 58루피(약 903원) 이며 그 밖의 국가에 사는 경우 6-17세는 12달러(약 1만 3천원), 18-84세는 46달러(약 5만 2천원)이고 취업한 사람은 50달러를 추가합니다. 85세 이상은 면제입니다.

정해진 자발적 기부금을 내지 않는다 해서 예금이나 재산을 압류하는 등의 강제성은 없으나 투표 참여, 망명 정부가 주관하는 채용, 장학금 등 신청시 연간 자발적 기부금을 납부한 그린북 소지자만 가능합니다.

 

 

자립을 꿈꾸는 망명 정부

의회 두번째 날, 서양지역에 사는 티베트인들의 그린북 참여가 저조하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망명 정부 입장에선 불확실한 외부 도움보다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그린북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린북에 대한 자료를 찾다 보니 인도, 네팔 지역에선 약 80%이상이 참여하고 있었으나 서양에 사는 망명 티베트인들은 의외로 참여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 27일 망명 정부 사이트엔 미국 대표부 응오둡 체링 대사와 내무부, 티베트인 단체들을 중심으로 열린 그린북 온라인 워크샵에서 그린북 참여 활성화를 위해 참가자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고 영국 거주 티베트인들 커뮤니티에는 망명 정부 전체 수입 중 약 25%가 자발적 기부금이라며 그린북 참여를 당부하는 글을 보니 재정 안정을 위한 망명 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망명 뉴스 매체 티베트 썬의 과거 보도 기사에 의하면 2019-20 회계연도 그린북을 통한 수입은 1억 6,500만 루피(약 25억 7천만원)로 예상했습니다.

망명 정부 재정 상태는?

5년 임기의 현 행정부 수반 롭상 쌍걔 대통령이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데요. 2011년 부터 행정부를 이끌며 연임에 성공해 10년간 살림을 맡아 왔습니다.

 

10년간 망명 정부 국고 현황. 현금 보유고가 10년전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이미지/티베트 망명 정부)

 

지난 17일, 망명 정부 사이트를 통해 10년간 재정 상황에 대해 자료를 공개했는데요. 2011년 망명 정부의 국고는 20억 7,349만 루피(약 323억원)였고 10년만인 2020년 12월 현재 40억 7,972만 루피(약 635억 6,203만원)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살림 규모도 커졌습니다. 망명 정부의 연간 지출은 2011년 10억 3,311만 루피(약 161억원)에서 2020-21년 회계연도엔 26억 9천 9백만 루피 (약 418억 8천 8백만원)로 증가했습니다.

스스로 일어서기 위한 망명 정부의 고민과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정부 수입 중 원조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만 도움받은 금액이라 해서 계획없이 무턱대고 쓰지 않고 입법부와의 상호 견제속에 짜임새있고 알뜰하게 운영해 600억이 넘는 국고를 보유했습니다. 앞으로 재정이 더욱 튼튼해져서 망명 티베트인들의 삶이 윤택해지기를 바랍니다.

 
중국 침략으로 나라를 잃고 해외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망명 정부를 중심으로 희망을 가꾸며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은 2009년 4월 12일 현재 공식 통계상 12만 7천명이고 비공식으론 1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인도에 가장 많이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