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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티베트 최대 성지 '조캉사원' 앞 '연기 공양' 금지...천년 이상 이어 온 전통 막아

룽타 2020. 11. 22. 13:38

 

7세기경 티베트의 위대한 송첸감포 왕 시대에 지어진 조캉사원은 티베트인들의 최고 성지로 사원 앞에는 신자들이 나뭇가지 등을 태우며 연기 공양을 올리고 전신투지를 했지만 중국 당국의 어이없는 조치로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사진/RFA)

티베트 사원 앞에서 향나무 가지 등을 태우며 부처님에게 '연기 공양'을 올리는 오랜 전통이 있는데요. 최근 중국 당국이 티베트 라싸에 있는 최대 성지 조캉사원 앞에서 '연기 공양'을 금지했습니다.

지난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조캉사원 앞에서 올리는 연기 공양 금지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당국이 막은 이유는 대기오염을 우려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항나무 가지, 보릿가루 등을 태우며 연기 공양을 올리는 티베트인들(사진/RFA)
조캉사원 앞에 연기 공양을 올리는 구조물 입구는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습니다.(사진/RFA)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캉사원 앞 두 개의 구조물에서 태우는 나뭇가지 연기가 대기를 얼마나 오염시키기에 티베트 종교의 오랜 전통을 막는 걸까요?

2019년 7월 4일. 라싸 시내에서 운행되는많은 차량 사진을 보도한 중국 신화통신은 라싸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증가해 주민들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취지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라싸시에는 6월말 현재 26만 4,941대의 차량이 등록되었습니다.

티베트 환경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티베트 라싸에서 운행하는 27만대에 가까운 모든 차량을 모두 친환경 자동차로 교체하고 노후 차량 운행 금지 맟 관광객 수 제한하는 등의 방법이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텐데 말입니다. 중국 당국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모든 사원에서 행해지는 것은 물론 신자들이 가정에서 행하는 연기 공양까지 막을 수도 있겠습니다.

조캉사원 정문 바로 앞에서는 많은 티베트인들이 온 몸을 땅에 대며 절하며 수행을 했으나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연기 공양 금지에 앞서 중국 당국이 조캉사원 바로 앞에 울타리를 만들어 신자들의 접근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가 필요한 것은 넓은 땅과 자원이지 티베트인과 그들의 정신 문화가 아니라는 점은 익히 느끼고 알고 있었으나 이번 처럼 티베트인들의 심장과도 같은 조캉사원에 연기 공양을 금지하고 울타리를 설치한 것은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티베트인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꼭 찾고 싶은 최고의 순례지 조캉사원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캉사원 앞에서 온 몸을 바닥에 대며 전신투지를 하는 티베트인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이 사원 앞연기 공양 금지에 앞서 사원 정문 접근을 막는 하얀 펜스(아래 사진 확대)를 설치했습니다.(사진/R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