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마차푸차레산(해발 6993미터)은 1957년 등반 실패 이후 1962년 부터 신성한 산이라는 이유로 등반이 금지되어 왔으나 지역 사회 일부는 개방을 원하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달 22일 네팔리 타임즈는 네팔의 마차푸차레산 아래 관광 의존도가 높은 지방 자치 단체는 상징적인 히말라야 봉우리에 대한 등산 탐험에 대한 수십 년간의 금지를 해제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는데요.
네팔 중부의 아열대 포카라 계곡 위에 인상적인 마차푸차레산이 자리 잡고 있지만 1957년 첫 공식 등반 실패와 1982년 확인되지 않은 등반이 있었습니다.
긴 산등성이로 연결된 안나푸르나 산맥보다 낮지만 마차푸차레산은 불과 25km 거리에 있기 때문에 포카라 스카이라인을 지배합니다.
독특한 이중 봉우리 때문에 '피쉬 테일'(물고기 꼬리)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봉우리는 2,500m 더 낮은 스위스의 마테호른과 묘하게 닮아 네팔의 마테호른이라고 불립니다.
네팔은 414개의 히말라야 봉우리에 대한 등반을 허용하지만 1962년 마차푸차레 등반은산의 신성함을 이유로 금지되었습니다.
마차푸차레산 등반 금지와 관련이 깊은 인물이 있습니다. 네팔에 트레킹 개념을 처음 도입한 영국 지미 로버츠 중령(1916-1997)인데요. 영국 육군 장교이자 히말라야 등반가로 알려진 로버츠 중령은 1957년 마차푸차레산 원정대를 꾸려 정상으로 부터 약 50미터 지점을 앞두고 악천후와 등반의 기술적인 문제로 실패하고 오르지 못하고 내려 오게 됩니다.
팀이 정상을 정복하지 못한 채 후퇴한 이유를 설명하는 또 다른 이야기는, 정상이 지닌 종교적 의미를 존중해 정상에 발을 딛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집니다.
로버츠는 나중에 카트만두에 있는 영국 대사관의 국방 무관이 되었으며 당시 네팔 왕실 정부에 마차푸차레산 등반을 못하도록 설득했다고 알려졌는데요.
나중에 누군가는 로버츠가 다른 사람이 마차푸차레를 오를 수 없도록 했다고 비난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 산을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에 네팔 정부도 산을 '처녀봉'으로 유지 하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로버츠는 네팔 트레킹 관광의 선구자가 되었으며 1997년 사망할 때까지 포카라에서 살았습니다.
정상 등반에 성공했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뉴질랜드 등반가 빌 덴츠( Bill Denz )는 1982년에 비밀리에 산에 올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가 정말 정상에 올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마칼루산 등반에서 눈사태로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마차푸차레 금지령 해제에 대한 주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신성하게 여기는 네팔의 다른 산들은 허용하면서 왜 마차푸차레는 불허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1962년 금지령이 발표되었을 때 산 아래에 사는 지역 구룽족 공동체는 이 산을 숭배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구룽 사회와 문화 전문가들조차 이 봉우리가 성스러운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2006년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지리학자 하르카 구룽(Harka Gurung, 1939–2006)박사는 생전 마차푸차레 지역 사람들이 산을 신성시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한 회의에서 네팔 아카데미 부총장이자 문화사학자 자그만 구룽은 마차푸차레산이 구룽족에게 특별한 종교적, 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등반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팔에서는 마차푸차레 남동쪽 경사면에 사는 구룽족이 산을 놓고 '눈 덮인 물고기 입'을 의미하는 '카타순클리'(Katasunkli)라는 고유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아는 많지 않습니다.
마차푸차레, 안나푸르나 II 및 안나푸르나 III 아래의 빙하에서 흘러나온 물줄기는 틴 쉬르(Tin Shir)라는 호수를 형성합니다. 이 호수는 세티강의 원류이며 7월 자나이 푸르니마 보름날에 힌두교도들의 순례지입니다. 순례자들은 2014년 세티 강에서 발생한 눈사태 홍수로 신자들이 사망한 후 중단되었습니다 .
2017년에 선출된 시 정부는 등반 금지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는 마을 의회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올해 5월에 선출된 새로운 시정부도 산 개방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구룽족은 원래 정령숭배자였고 나중에는 불교도였으며 일부는 힌두교 관습에 동화되었습니다. 구룽 목동들은 산의 신들을 숭배하며, 매년 높은 산의 초원으로 이동하기 전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를 위한 특별한 기도와 제물을 바칩니다. 낙뢰, 우박, 산사태, 낙석, 홍수, 산불 등 위험도 많습니다
네팔의 문화적 신념은 또한 히말라야를 시바 신과 그의 배우자 파르바티의 거처로 여기며 그러한 신성한 장소가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카스키와 파르바티의 낮은 계곡에 사는 힌두교 공동체에 따르면, 마차푸차레 쌍둥이 봉우리는 비쉬누의 화신인 현자 형제 나라와 나라야나를 의미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차푸차레 등반 허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또한 양쪽에서 산을 배수하는 세티 및 마르딩 강 계곡의 취약한 환경을 이유로 꼽습니다. 안나푸르나 남쪽 경사면은 매년 최대 3,600mm의 비가 오고 대부분 3개월 몬순 기간에 내리므로 지형이 불안정해지고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글로벌 기후 변화는 산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원정대의 유입은 환경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산을 열면 아마다블람산에 볼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입니다.
비록 아무도 산에 오르는 것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지방자치단체는 네팔 관광 위원회 포카라 및 네팔 등산 협회에 포카라에서 가촉, MBC, 라니 하크라, 카루와를 경유하는 11일간의 왕복 트레킹을 위한 새로운 '대 마차푸차레 트레일'에 트레커들을 받게 했습니다.
등반가를 위해 마차푸차레를 개방하는 것은 타당성, 역사적, 문화적, 환경적 측면에 대한 상세한 연구와 평가 후에만 이루어져야 하며 경제적 관점에서만 판단하면 오산이라는 또 다른 전문가의 지적을 깊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등반 허용을 놓고 지역 사회의 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실제 등반 허용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진=네팔리 타임즈/KUNDA DIX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