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인 밥상에 소고기, 양고기는 볼 수 있지만 생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15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호수들과 강들이 있어 어족 자원은 풍부하지만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은 생선을 잡거나 먹지 않습니다.
티베트인들은 물고기가 물(水)을 관장하는 신(神)의 화신이라 여기고 있으며 시신을 독수리에게 주는 조장(鳥葬)과 더불어 죄인이나 임신 중 사망한 여성 등의 시신을 잘라 물에 던지는 전통적인 장례 방법 중 하나인 수장(水葬)시 물고기들이 시신을 처리하기 때문에 티베트인들은 물고기를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물고기를 먹는 것을 터부시하는 티베트 자치구에서 유일하게 어로 생활을 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티베트 중심지 라싸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얄룽장포강과 라싸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준파' 마을 주민들은 17세기 부터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마을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한때 라싸 강은 물고기가 넘쳐 강물에 더 이상 물고기를 위한 공간이 없자 물고기의 날개가 자라 먹이를 찾아 농경지로 뛰어 올랐고 마을 사람들은 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요. 고민 끝에 신은 물고기 사냥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해 그때부터 어로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준파 마을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가 부족해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물고기를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