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던 중 사망한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유족이 시신을 산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결정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27일 인디안 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IT 엔지니어 아룬 쿠마리 티와리(53)가 지난 21일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 후 하산하던 중 끝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가 가장 사랑한 산에 남기로”… 유족들의 눈물의 결정
고인은 평소 등반에 깊은 열정을 품고 오랜 기간 준비한 끝에 이번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정대 주최 측에 따르면, 티와리는 5월 21일 정상에 올랐을 당시 이미 쇠약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정상 바로 아래 8,790미터 지점에 있는 수직 암벽인 '힐러리 스텝' 부근에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며 사망했습니다.
비보를 접한 아내와 두 딸 등 유족들은 거대한 슬픔 속에서 고심 끝에 시신 수습을 포기하고 에베레스트에 그대로 안치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고인의 처남인 수디르 우파디야야는 그가 IT 전문가로서의 직업을 사랑했지만 산을 더욱 사랑했으며, 아르헨티나와 러시아에서도 등반을 즐겼다고 회고했습니다. 이어 작년 에베레스트 등반에 실패한 후 정상에 오르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며, 그곳은 그가 가장 사랑했던 곳이기에 우리도 그를 그곳에 남겨두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족들이 이러한 힘든 결정을 내린 데에는 고인의 산에 대한 직관적인 사랑과 종교적 신념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우파디야야는 그가 히말라야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며, 히말라야는 시바 신의 거처이자 데바부미, 바이쿤트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고인이 시바 신과 함께 산과 하나가 되었다는 위안이 유족들의 마음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구역’ 시신 수습, 목숨 건 작업과 천문학적 비용
여기에 현실적으로 시신을 이송했을 때 발생할 심각한 훼손 우려도 수습 포기의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발 8,000m가 넘는 이른바 '죽음의 구역(Death Zone)'에서 시신을 이송하는 과정은 최대 15일이 걸릴 수 있는 매우 길고 위험한 작업입니다.
우파디야는 눈 때문에 시신을 수습하려면 얼음을 깨고 잘라내야 하며, 영하 63도의 혹한 속에서 이미 굳어버린 시신은 부서지고 뼈도 부러졌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설령 시신을 찾더라도 썰매에 묶어 4번 캠프에서 아래까지 거칠게 끌어내려야 하는데, 고인에게 그런 무례한 대우를 받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유족들의 진심이었습니다.
반면, 티와리와 같은 날 에베레스트 하산 중 캠프 3 근처에서 건강 악화로 사망한 동료 등반가 산딥 아레(47)의 시신은 셰르파들이 캠프 2로 이송해 수습되었습니다. 헬기 기동이 가능한 캠프 2 지역이었기 때문에 수송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등반가들이 가입하는 보험에는 헬기 운송 비용은 포함되지만, 죽음의 구역에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시신 수습 비용은 제외되는 점도 수습을 포기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네팔 현지 원정대 주최측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의 고고도 지역은 산소 부족과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로 인해 시신을 수습하는 데만 8명에서 10명의 셰르파들의 목숨을 건 작전과 9만 달러(약 1억 4천만원)~ 11만 달러 (약 1억 7천만원)정도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 시도가 기록된 이후 최소 344명의 등반가가 사망했으며, 산악 전문가들은 수습이 너무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 약 200구의 시신이 여전히 산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 때문에 현재도 많은 등반가들이 유족의 동의 하에 산에 잠드는 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
※ 출처
• “He died on the Everest. Hyderabad techie’s family now says they will leave his body there”ㅡ인디언 익스프레스(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