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테일러 브로(Tailor Bro, 재봉사 오빠/형)’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수십만 명의 여성에게 자립의 희망을 선물한 한 남자의 감동적인 사연이 화제입니다.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비극적인 가족사를 희망의 연대로 승화시킨 셀바쿠마르(Selvakumar)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는 '테일러 브로'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본명은 셀바쿠마르(47). 그는 지난 18년 동안 지역 여성들에게 재봉 기술을 가르쳐왔는데, 수강료가 놀랍습니다. 1개월 동안 단돈 1루피, 우리 돈으로 약 16원입니다. 매일 자신의 가게에서 50명의 여성을 가르치고 있는데 사실상 무료나 다름없죠.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제자만 46만 명, 유튜브 구독자는 150만 명이 넘습니다. 대체 무엇이 그를 이토록 치열한 나눔의 삶으로 이끈 걸까요?
비극에서 시작된 결심: "더 이상의 눈물은 없어야 한다"
그의 헌신 뒤에는 가슴 아픈 가족사가 숨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떠난 뒤, 재봉사였던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꾸렸던 그는 여동생이 자주 재봉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지만 여동생만큼은 공부를 시켜 번듯하게 살길 바래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집을 간 여동생은 지독한 가난과 남편의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동생이 남긴 유서에는 가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재봉을 배웠더라면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한 문장은 셀바쿠마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습니다. "다시는 가난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여성이 없게 하겠다"는 피맺힌 결심이 '1루피 재봉 교실'의 시작이었습니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선 '자립 생태계'
수업은 1개월 동안 주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됩니다. 그는 자신의 수입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무료 점심, 차, 그리고 기술을 가르칩니다. 셀바쿠마르의 활동은 단순히 재봉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 취약계층 우선 교육: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트랜스젠더)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 창업 지원: 교육생 중 형편이 너무 어려운 이들에게는 사비(약 35만 원~50만 원 상당)를 들여 재봉틀을 사주고 직접 가게를 차려주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직접 오픈을 도운 매장만 57곳, 그의 제자들이 스스로 차린 가게는 4만 개가 넘습니다.
• 디지털 혁신: 거리상의 한계로 직접 오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수익금은 다시 지역 사회 교육 센터 운영비로 재투자합니다.

인도 여성의 경제적 자립, 왜 중요한가?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배경이 있습니다. 인도의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저소득층 여성들은 경제적 주도권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이나 가족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가정 내 불화나 빈곤이 닥치면 선택지가 극히 좁아집니다.
셀바쿠마르가 선택한 '재봉'은 인도에서 여성들이 집에서도 할 수 있고,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자립 수단입니다. 그가 가르치는 건 단순한 '바느질'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존엄성'인 셈입니다.
"내 목표는 1,000만 명의 재봉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셀바쿠마르의 프로그램을 통해 삶이 변화된 많은 여성 중 한 명은 첸나이 타라마니 출신의 지비타입니다.
그녀는 “저는 결혼해서 아들 둘이 있어요. 살 집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정부 소유지를 불법 점유해서 작은 임시 오두막을 지었어요. 남편은 일용직 노동자인데 수입이 적어서 극심한 가난 속에서 살았죠”라고 말했습니다.
지비타는 재봉 기술을 배우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
"셀바쿠마르 오빠의 도움 으로 재봉 기술을 배우고 제 가게를 열었습니다 . 지금은 가게에서 두 명의 여성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불법 판잣집에서 살던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월세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의 수입은 적지만, 제 수입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습니다. 재봉 기술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오빠 덕분 입니다"
셀바쿠마르는 지난 18년간 명절 한 번 제대로 쉬지 않고 이 목표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죽은 여동생을 대신해 세상의 모든 여성의 '안나(Anna, 타밀어로 오빠라는 뜻)'가 되어준 그의 가위질 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한 사람의 진심 어린 결심이 어떻게 수십만 명의 삶을 구원할 수 있는지, '테일러 브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 'The Better India'의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글입니다.
- The Better India(더 베터 인디아, 더 나은 인도)는 인도 기반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주류 언론이 흔히 다루는 자극적이거나 부정적인 뉴스 대신 '긍정적인 뉴스'와 '해결 중심의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입니다.
※ 원문 출처
Losing His Sister to Poverty Drove Him to Train 4.6 Lakh Women in Tailoring for Just Re 1 ,The Better India (2026.01.26)